[야설] 유부녀의 자위 - 21편
차문을 열고 내렸다. 잠시 휘청거리는 나를 보더니 그가 급하게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내 손을 잡아주며 역정을 내는 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고 있었다.
"대체 이꼴이 뭐야?...남편이라도 죽었니?...꼭 이런식으로 티를내서 사람 마음을 아프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니?...
영애 이렇게 바보였어?...이꼴이 대체 뭐냐구?"
채근하듯 쏘아부치는 그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가슴 아파하는 그의 모습에 내가슴도 쓰려왔다. 아무말 못하고 눈물을 떨구는 나를 그가 품속에 품어 주었다.
5분이 흐른다. 10분이 지나간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은 멈출줄 몰랐다.
"병진씨..내가 잘못했어요..정말 다시는 안그럴께요..이번에 알았어요..나 이영애 당신없이 아무것도 못한다는거 알았어요...
나 이영애 당신없이 아무것도 아니라는거 뼈저리게 느꼈어요...나 이영애...당신 사랑없이 버틸수 없다는거 알게 되었어요...
정말 한번만...딱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평생 반성하며 살테니까 한번만 용서해줘요..여기서 나 용서받지 못하면..더이상은
삶에대해 그 어떤 의미도 희망도 행복도 열정도 못느끼며 단세포 동물처럼 살 것 같아요..식충이 처럼 말이예요...
나... 너무 무서워요"
"바보"
그는 내 얼굴을 자기 품에서 꺼내어 눈을 마주쳐 주었다. 그의 눈에서도 닭똥같은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내 두뺨을 감싼
그의 손길이 너무 따듯했다. 그의 입술이 거칠게 말라붙은 내 입술에 닿고 있었다. 그가 혀를 내밀어 거칠게 터져버린 내
입술에 침을 발라주고 있었다. 흐르는 내 눈물을 엄지 손가락으로 닦아주고 있었다. 그는 내 눈을 바라보며 아무말 없이 그저
고개만 끄덕여 주고 있었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안겨들고 있었다. 오늘 그의 다정스러운 눈빛과 가벼운 고개의
끄덕임을 평생 못잊을것 같았다. 백마디 말보다 더 나를 감동 시켜주고 있었다.
"오랫만에 불러 보내요...병진씨 사랑해요..여보 사랑해요..영애 믿어줘서 정말 고마워요...영애 잘할께요...정말 사랑해요...
매년 오늘을 기념하며 살꺼예요..매년 오늘은 내가 다시 태어난 날이고 내가 정말 당신여자가 된 날이예요...여보 사랑해요...
키스해 주세요...영원히 기억할수 있도록 뜨겁게 키스해 주세요.. 여보"
병진씨가 뜨겁게 키스해 주었다. 꿈같은 키스였다. 세상에 다시 태어난 환희의 키스였다. 나를 차에 앉혀 주었다. 어두워진
강가에서 시커먼 강물을 보며 손을 마주잡고 있었다. 다시 병진씨가 도망갈것 같아서 손을 잠시도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저 오늘 예전처럼 안아주면 안돼요?"
"절대안돼...예전처럼 예쁘게 해서오면 안아줄께...지금 예전처럼 영애 안아주면 죽을것 같거든...건강하게 돌아오면 많이
많이 사랑해 줄께....집에 전화나해줘"
"그럴께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퇴원했다고 말해주었다. 걱정하는 남편을 안심시켜 주었다. 빙그레 웃는 병진씨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병진씨는 정말 나를 안아주지 않았다. 자꾸만 먹고싶은게 뭐냐고만 물어댔다. 결국나는 그와 가끔 먹었던 게장을 선택했다.
우리는 게장집에 마주앉아 있었다. 병진씨는 게장을 눌러짜서 내 밥숟가락 위에 올려주고 있었다. 한달도 넘어서야 돌아온듯
한 입맛에 밥 한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그제서야 병진씨는 식사를 시작했다. 게딱지에 맛있게 비벼준 밥을 다 먹고서는 배가
불러 헉헉 거렸다. 좋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정말 예전으로 돌아간것 같아서 너무 기뻤다. 입맛이 살아났다. 병진씨 품에
다시 안길 욕심에 먹고 또 먹어댔다. 모든 음식이 너무 달고 맛있었다.
체중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거칠어진 피부도 윤기를 회복하고 있었다. 어제는 장어를 사주며 이제 안아줘도 될것같다는
병진씨 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백화점에 들러 쇼핑을 했다. 그전에 단골로 다니던 백화점으로는 발길이 가지 않았다.
직원들이 동서와 싸우던 나를 알아볼것 같았다. 낯선 백화점에서 병진씨와 내게 필요한 물건을 사며 행복했다.
내일 드디어 병진씨와 데이트가 약속되어 있었다. 내일의 데이트는 요즘 매일하던 식사 데이트가 아니었다. 예전의 그
뜨거웠던 데이트를 즐기자는 그의 문자를 받았다. 가슴이 하루종일 두근거렸다. 시간이 너무 더디게 흘러가고 있었다. 이런
설레임이 너무 행복하게 느껴졌다.
금요일 오후... 5시쯤 병진씨와 만나 일찌감치 저녁을 먹었다. 영화를 한편 보았다. 거리를 걸으며 데이트를 즐겼다.
퓨전 주점에 들어가 소주를 마셨다. 나누어 마신 소주 1병에 둘 다 기분이 더 좋아졌다. 노래가 하고 싶다며 노래방에 가자는
병진씨 손을 잡아 끌었다. 내가 그를 끌고간 곳은 우리가 단골로 다니던 호텔이었다. 엉큼한 여자라고 나를 놀리는 병진씨의
장난이 새삼 정겨웠다. 우리는 얼마후 호텔 룸에서 마주보고 있었다. 그가 나를 당겨 힘껏 안아주었다. 참.. 먼길을 돌아온
느낌이 들어 순간 울컥하였다.
그가 내 옷을 하나씩 하나씩 벗겨주고 있었다. 실오라기 하나 없이 알몸을 만들어 세워놓고 쳐다보고 있었다. 민망해 하며
웃는 내 엉덩이를 살짝 때려주며 욕실쪽으로 등을 밀었다. 욕실에 들어가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했다. 치솔에 치약을 뭍혀
들고는 그를 기다렸다. 잠시후 그가 예전의 그 탄탄한 몸으로 욕실에 들어오고 있었다.
"양치하세요"
"고마워...영애 아직도 말라보여...조금 더 쪄야겠어"
"아니예요...나 예전 몸무게보다 더 나간단 말이예요...순 엉터리야"
"영애가 걱정시켜서 그런거잖아..자꾸만 약해보여서 그런거잖아..오늘 얼마나 견디나 봐야지"
"호호호호...호호호...의사같아요...자기가 뭐 의사라도 되나?"
"의사보다 낫지...의사도 못고친 영애병 내가 고쳤잖아...아니야?"
"호호호...맞아요...말 되네요...의사보다 낫네요 정말"
우리는 양치를 하고 물이 절반쯤 받아진 욕조에 들어갔다. 병진씨가 먼저 앉아 다리를 벌려주고 있었다. 병진씨에게 등을
보이며 두 다리사이에 들어가 앉고 있었다. 병진씨가 내 배를 감아 잡아당기고 있었다. 내 엉덩이와 등이 병진씨 사타구니와
가슴에 밀착되고 있었다. 병진씨의 다를 한손이 내 둔덕을 덮으며 내 밑을 만져주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병진씨의 입술을
찾았다. 병진씨가 목을 틀며 내 입술에 자기 입술을 대주고 있었다. 우리의 혀가 서로 오가며 타액을 교환하고 있었다.
"영애 다시 받아줘서 정말 고마워요 여보...나 정말 당신 받들면서 살께요...평생 당신말 잘 들으면서 살꺼예요...
다시는 영애 버리지 말아주세요 약속해줘요 여보"
"내가 왜 널버려...이제 그런일 없어...나도 많이 힘들었어"
"미안해요...여보...그리고 동서는 어떻게 하실거예요?"
"미숙이?...어떻게 하면 좋을까?...조금 더 두고보자...내가먼저 돌아가진 않을꺼야"
"동서가 나처럼 빌면 용서해 주실꺼예요?"
"용서하지 말까?"
"그런말이 아니라...당신이 원하시면 동서와 화해하고 싶어서요...동서도 많이 힘들어 하고 있더라구요...후회하고 있는것
같았어요...당신만 괜찮다면 화해하고 싶어요...하지말아요?"
"그냥 기다려 보자구..미숙이 마음이 그렇다 하더라도...무작정 미숙이를 돌아 오라고 하기는 좀 그런것 같아...미숙이가
다가오면 받아줄것 같기는 해...미숙이에게 선택을 맡기고 싶어"
"무슨말인지 알겠어요...당신뜻에 따를께요"
정말 오랫만에 서로의 몸을 씻어주며 샤워를 마쳤다. 몸을 말리고 미리 준비한 짧은 슬립만 몸에 걸쳤다. 하지만 채 5분도
되지않아 병진씨의 손에 벗겨져 날아갔다. 우리는 누가 먼저도 없이 침대에 올라 69체위로 서로의 성기를 빨아주고 있었다.
내 보짓속을 파고드는 뜨거운 병진씨의 혀는 예전보다 더 큰 흥분을 전해주고 있었다. 고통스러운 기다림에 대한 보상인듯
더 자극적이고 짜릿한 흥분에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쫍!...쪼오옥!...후루웁...쪼오옵!...영애 보짓물 정말 맛있어...못보던 동안 더 맛있어졌어"
"쪽...쪼오옥!...아흐으으으...아아...병진씨 자지야말로 못보던 동안 더 커지고 단단해졌어요....
예전보다 훨씬 더 뜨겁게 느껴져요....입안이 다 화끈거려요...쪼옥!...쪼옵...아아...내 자지"
나는 내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병진씨의 자지에 얼굴을 비비고 있었다. 힘주어 빨다가 이로 깨물어 주고 다시 뺨에 비비며
오랫만의 해후를 즐기고 있었다. 내 보지구멍 깊이 들어와 내 보짓물을 혀에 뭍혀 나가는 병진씨의 자극에 몸이 떨린다.
다시 이 남자의 품으로 돌아오게 해준 신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이 남자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쯤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남자가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확인하며 뜨거운 병진씨의 자지를 빨고 있었다.
조급증이 밀려온다. 누운채로 내 보지를 열심히 빨아주고 있는 병진씨에게서 보지구멍을 빼았아 버렸다. 입맛을 다시며 나를
쳐다보는 병진씨 몸위에 기마자세로 자지를 잡았다. 잔뜩 젖어있는 내 보지구멍에 자지끝을 맞추었다. 뜨거움이 느껴지는
병진씨의 자지를 빨리 내몸속에 담고 싶었다. 엉덩이를 내리며 주저앉고 있었다. 하지만 고통이 따라왔고, 그 고통과 함께
느껴지는 뜨거움이 몸속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불끈거리며 내 뱃속까지 들어온 병진씨의 자지가 주는 열기는 대단했다.
이 느낌을 잊지못해 어쩌면 죽을생각까지 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엄마아!!...아후윽!...아후...너무커!...자기꺼 정말 대단해요!...아후..아후...아퍼!"
완전하게 병진씨와 밀착되어 있었다. 그만큼 병진씨의 뜨거운 돌출부는 내 몸속깊이 들어와 박혀 있었다. 내 보지속에서
커다란 장어 한마리가 꿈틀대며 놀고 있는것 같았다. 고통과 희열이 동시에 느껴지고 있었다. 고통을 피하기위해 버릴수
있는 희열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동시에 두가지를 온몸으로 느껴야했다. 그의 품에 잠시 안기었다. 부드럽고 따듯한
손바닥으로 내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내 입술을 찾더니 내 혀를 빼았아 입에 물고는 타액을 짜내어 맛있게 먹고 있었다.
몸을 빙글 돌리며 내 몸위로 올라왔다. 신기하게도 빠른 시간에 내 고통이 사라지고 있었다. 다리를 활짝 벌려 주었다.
뜨거운 보짓물이 우리의 살틈으로 나오고 있었다. 삐져나온 보짓물은 회음쪽으로 물길을 내며 항문에 잠시 고여 있었다.
그 간지러움에 항문을 찡그리자 엉덩이 골짜기로 내 살을 간지르며 흘러 내리고 있었다. 그의 박음질이 시작되고 있었다.
내 살구멍을 파고드는 엄청난 박음질에 처음부터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이 뜨거움을 그동안 얼마나 그리워 했던가? 불과
2분정도의 박음질에 나는 벌써부터 보짓물을 헤프게 낭비하고 있었다. 고상하게 천천히 보짓물을 흘려내고 싶었는데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내 보지는 다소 천박스러워 보이게끔 보짓물을 왈칵왈칵 쏟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또다시 2분후 내보지는 정말 부끄러울 정도가 되고 말았다. 왈칵거리며 보짓물을 쏟아내던 내 보지는 부끄러움을
잊은것 같았다. 이제는 아주 오줌발 처럼 보짓물을 뿜어대고 있었다.
"여보오!....너무좋아요...크흑!...더...더요!....영애죽여줘요!...그동안 못해줬던것 오늘 다 해주세요!....끄으흑!...끄읍!....
엄청나요...여보!...고마워요....사랑해요!...아큭! 이제 절대로 당신 실망시키자 않을께요!...끄으흡!...끄흑!...아하아아...
미칠것같아요!!"
"아하!....아아아....영애보지가....막 물 어.....크흐윽!...최고야 내보지"
"아하아앙!...아아앙!...여보!...다시한번 말해줘요...크흑!...내보지 최고라고 한번만 더 칭찬해주세요!....엄마아!...아후....
아아...아하아...하아...아아....정말 미칠것같애!!"
"흡!!....아아...영애보지 최고야....영애보지 내보지야...아아아아...내보지 최고야!"
보짓물이 뿜어져 나오며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아마도 오르가즘에 오른것 같았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오묘한
간지러움이 나를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 보지속 깊은곳에서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엄청난 쾌감에 내 영혼까지 휩쓸리며
가라앉고 있었다. 그의몸에 바짝 달라붙으며 도리질을 해대고 있었다. 내 어찌 감히 이 남자에게서 벗어나 살 수 있겠는가?
내 어찌 이남자의 품 밖에서 행복할 수 있겠는가? 내 어찌 감히 이남자를 물리치고 진정한 여자로 살 수 있겠는가?
빠르고 강한 내남자의 박음질이 나를 이세상 무엇하나 부러울것 없이 만들어 주고 있었다. 나를 최고의 여자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나를 세상의 중심으로 느끼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끄으으큭!...여보!...병진씨!...사랑해...사랑해...사랑해요!....끄으흡!...미쳐...나미쳐..끄흡!...병진씨최고야!...우리 여보
최고야!...끄으윽!...내자지 최고야...자기 내자지야!!"
"아하아아아....너무좋아....영애야!....사랑해!...넌 영원한 내보지야!...끄흑!...아아아"
"아하아앙!...아아아앙!...맞아요병진씨!....영애....당신꺼예요...당신보지 맞아요!..아흑! 내보지...자기꺼야!...여보오오!....
사랑해...더...더요...영애죽여주세요!...나 어쩜좋아! 흐어어엉!....어어엉...흐어어엉!...어허엉...어엉!....너무이상해...
꺄아학!...나 올라요!"
머리속이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보지속 경련은 더욱 심해지고 있었다. 몸이 허공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팔다리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떨어대기 시작했다. 오줌발같은 보짓물이 계속해서 뿜어져 나와 병진씨의 사타구니를 식혀주고 있었다. 신음조차내지 못한채 입을 크게 벌리고 힘겨운 호흡을 이어가고 있었다. 내가 이미 가본곳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의 박음질은 더
빠르고 강해져 있었다. 결승선을 향해 달려오는 볼튼처럼 느껴졌다. 엄청난 오르가즘에 오르며 이세상 최고의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그가 내 마음을 읽은것처럼 같은 시간에 한곳에 있어 주었다.
"아아아아흑!....영애야!....나...싼다아아아아!!!!"
그가 내 몸속에 뜨거운 자짓물을 뿜어대고 있었다. 몸속 깊은곳까지 느껴지는 뜨거움이 너무 황홀하다. 둘이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엄청난 경험은 이세상 모든것에 우선한다. 완벽하게 하나가 되어 서로의 떨림을 공유한다. 완벽한 한덩이로
느낄수 있는 모든것을 누린다. 서로에게 더이상 바랄것이 없는 완벽한 섹스는 신비롭다.
움직임이 사라졌다. 하지만 움직임을 능가하는 여운이 주는 황홀한 뜨거움은 쉽게 식지 않았다. 우리는 호흡까지 맞추며
하나의 생명체가 되어 무아지경 속에 빠져 있었다. 더이상의 바람은 욕심이요..더이상의 쾌감은 존재하지 않는 허구였다.
더이상의 다달음이 없을것 같은 그야말로 완벽한 합체였다. 얼마동안 그렇게 멈추어 있었는지 모른다. 떨림이 멈추었고,
피끓음이 멈추었다. 그제서야 비로서 병진씨의 체중이 느껴진다. 갑지가 느껴지는 병진씨의 무게를 살며시 밀며 속삭였다.
"물줘"
"무슨물?"
"그냥.. 맹물"
"싱겁지 않겠어?"
"사랑타줘"
"다줘서 없어"
"그래도.. 줘"
"알았어...사랑해.. 내 보지"
"사랑해.. 내 자지"
병진씨가 내 몸에서 떨어졌다. 방금전에 느껴졌던 무거움이 금새 허전함과 섭섭함으로 바뀌어 버렸다.
금방 돌아온 병진씨가 먹여준 얼음물은 내 영혼을 다시 불러주고 있었다.
"여보...이리와서 나 더 안아줘요"
"나도 한 잔 마시고"
병진씨가 물병에서 물을 잔에부어 시원하게 들이켰다. 침대로 올라와 내 옆에 누웠다. 그의 품속을 파고들며 느껴지는
따듯한 온기가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여보...이 품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자기 알아요?"
"내 마음도 그랬어...우리 이제 절대 헤어지지 말자 영애야"
"응"
"우리 서로 속에 담고있는 얘기 하나씩 하자"
"진실게임?"
"비슷한거"
순간 직감적으로 병진씨가 나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고 느껴졌다. 망설임없이 응해 주었다.
자기 마음을 들킬것 같았는지 나부터 하라고 억지를 부린다.
"자기가 먼저해"
"응...나 사실은 자기애 임신하고 싶어...자기닮은 아이 낳아서 키우고 싶어...가능할까?"
"가능할꺼야...우리 조금만 더 시간을 갖고 궁리해 보자...방법이 있을꺼야"
"고마워...이해해줘서"
"내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데 어떻게 이해를 안해?....너무 사랑스럽고 고마워 영애야"
"자기 차례야...지금 이야기 하면 내가 무조건 이해해줄께...지난 다음에는 짤없어"
"짤없어가 뭐냐?...자기 지성미에 어울리지 않아"
"암튼...지금 말하는건 무조건 자기 입장에서 이해 하겠다고...기회 놓치지 마"
"그래야 겠네...사실은...막내처남댁 형자씨 말이야"
"얘기해요"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아났지만 애써 감추고 있었다. 역시 병진씨는 나에게 할 말이 있었던게 맞았다.
그게 바로 막내동서 형자였다.
"형자씨도 이미 나랑 깊은 관계야"
"그랬구나"
"미숙씨 때처럼 또 화나지 않아?"
"아니...나 그때랑 달라요...솔직하게 얘기해줘서 너무 고마워...내가 어떻게 하면돼?"
"그건 나도 모르겠어...반대로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듣고보니 그러네"
솔직한 얘기로 가슴이 조금 답답했다. 하지만 바로 손아래 동서 미숙이 때와는 느낌이 조금 덜했다.
그리고 이미 병진씨와의 이별을 학습한 나에게 섣부른 질투는 남아있지 않았다.
"당신이 알아서 잘 해요...나에게 했던 약속들만 지켜줘요...그리고 뭐든 내가 해야할 일이 생기면 기꺼이 할께요...
약속대로 당신이 원한다면 뭐든지요...나에게 더 원하는게 있나요?"
"아니....이해해 줘서 고마워...널 평생 사랑하겠다는 말 꼭 지킬께"
"그럼 됐어요...어려운 얘기 해줘서 너무 고마워요...나 좀 꽉 껴안아 줄래요...왜..자기품에 안겨 있으면서도 이렇게 무섭고
불안하지?...숨도 못쉴만큼 세게 안아줘요"
"불안해 하지마...형자보다 영애 더 많이 사랑해 줄꺼야"
"제발...그렇게 해줘요"
조금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매일아침 어린새끼를 떼어놓고 삶속으로 가버리는 부모처럼 그가 야속하다. 자고나면 없어질것
같은 엄마품에 안겨있는 동심의 불안감을 느낄수 있었다. 그래서 그 아이처럼 병진씨 깊은 품속으로 파고들고 싶어 몸을
꼼지락 거렸다. 그의 따듯하고 넓은 손바닥이 내 등을 당겨주었다. 덕분에 그의 품속깊이 들어가며 안도의 한숨을 내어쉰다.
허전함이 깃든 등을 토닥여 주는 그의 자상함에 위안을 느끼며 잠이 들고 있었다.
형님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남편에게 들었다 멀쩡하던 형님이 왜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지 알고도 남았다. 형님이
나보다 더 절박하게 병진씨와의 이별을 받아드리고 있는것 같았다. 나도 너무나 힘들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면에서 내가 형님보다 조금 더 강인한 것 같았다. 하지만 약한 형님의 모습에서 많은 내모습이 느껴졌다. 겉만 멀쩡하지
속은 형님 못지않게 새까만 숯덩이가 되어 있었다.
살이 쏙 빠진채 병원에 누워있는 형님을 면회하고 돌아와 연일 마음이 편치 않았다. 죽이라도 쑤어 다시 찾아가고 싶었지만,
형님이 반기지 않을것 같아 포기했다. 형님을 그렇게 방치하는 병진씨가 점점 미워지기 시작했다.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고
활기를 점차 잃어갔다. 억지로라도 활력을 찾기위해 헬스와 요가도 끊었다. 요즘 뜸했던 골프모임도 찾아 봤지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시기만 좀 늦었을 뿐 형님과 똑같은 증상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입맛이 점점 더 떨어지더니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예전의 탄력있고 늘씬한 김미숙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즈음 남편으로부터 형님이 퇴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더이상 뭍지 않았다. 아마도 깊은 산골로 요양을 갔을거라 지레
짐작 하였다. 자꾸만 눕고 싶어진다. 뒷 방 노인네가 된 것 같았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대책없이 하루
하루 생활하고 있었다. 남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어디 술자리에 가고싶어 나를 호출하는 것이라 단정했다.
일부러 더 힘빠진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나야...밥은 조금이라도 먹은거야?...어휴..도대체 어쩌려구 그러냐?"
"미안해요...무슨일 있어요?"
"일은무슨...매장에 당신 보고 싶다고 형수님이 오셨어?"
"예?!...혀..형님이요?..큰집 영애형님이요?"
"그래.. 형수가 또 있냐?...바꿔줄께"
"예"
"여보세요....동서?...동서맞아?"
"예 형님...흑..흐흑...흐흐흑...흐흐으흑...흐어헉...흐흑"
"도..동서...울지마!...나 여기와서 얘기 들었어...내가 지금 그리로 갈께"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흐느껴 울고만 있었다. 아픈몸을 이끌고 나를 보러 왔다는 형님이 너무 고마웠다. 병진씨는
물론이거니와 내 상실감의 많은 부분은 형님이 원인인것 같았다. 나는 두사람을 동시에 잃었기에 지금 이렇게 힘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병진씨에게 버림을 받았어도 형님이 있어 주었다면 내 상처가 이렇게 곪지는 않았을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 내
상처는 곪아 터져 처참한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억지로 일어나 물수건으로 겨우 얼굴을 닦아내었다. 빗질을 하고 정말 오래 간만에 파우더를 얼굴에 펴 발랐다. 눈썹을 대충
그리고 손에 잡히는 립스틱으로 비쩍 말라붙은 입술을 가렸다. 현관에서 전자키 누르는 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아마 형님이
오신것 같았다. 예전에 형님과 크게 다투고 평소 공유했던 번호를 바꾸어 버렸었다.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어 주었다.
순간 현관으로 들어서는 형님을 보고 놀라 자빠질 뻔 하였다. 형님은 예전의 모습보다 더 예쁘고 화려한 모습으로 내 앞에
서 있었다.
"혀..형님"
"동서....흑...흐흑...꼴이 이게뭐야?...잘 견디는 줄 알았더니...나보다 더 형편없잖아"
"혀..형님...지금 이모습이 정말 형님모습 맞아요?...믿을수가 없어요"
"그럼.. 내가 허깨비라도 될까봐?....얼른 들어가...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대체?"
형님은 힘들어 하는 나를 부축하여 거실 쇼파에 앉혀 주었다. 내 두손을 꼭 잡고 놓지않는 형님의 온기가 너무 고마웠다.
어쩌면 이런 온기를 나는 무척이나 바라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하염없이 우는 형님 모습이 오히려 조금 생뚱맞았다.
내가 오히려 형님의 등을 토닥이고 있었다. 한참만에 안정을 되찾은 형님의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나 병진씨랑 오해 풀었어...어제랑 그제 만나 섹스도 했어...난 자기가 이러고 있는지 몰랐어"
"재주는 참 좋으시네요"
"비아냥 거리지 마...죽기 직전에 그에게 기어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어...살려달라고"
"그사람이 뭐라고 하던가요?"
"한마디 하고서는 나를 다시 받아 주었어"
"그말이 뭐였어요?"
"바보"
"음....틀린말은 아니군요"
형님이 너무 부러웠다. 그에게서 면죄부를 받고 단 몇일만에 화색을 되찾은 형님이 미우면서도 부러웠다. 딱 그만큼 나를
외면하고 있는 병진씨가 밉고 야속하게 느껴졌다. 마치 내 몸처럼 사랑하던 사람을 연적에게 빼았긴 기분 이었다. 상실감에
고개를 들어 형님을 볼 수 조차 없었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이 너무나도 자존심이 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