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흐··· 척하면 알지.”
경철이 유쾌하게 웃었다.
“그런데 여보··· 나, 애들 아빠한테는 어떻게 말하죠?”
사실 유미는 그 점이 은근히 걱정이었다. 갑자기 아파트에다 앙드레 최 드레스라니···
“야, 대충 둘러대. 그동안 모았던 곗돈을 탔다든지, 아니면, 그래 로또에 당첨됐다고 해라, 큭···”
“로또···요?”
“그래, 맞다, 로또라고 해라. 니가 나한테는 로또 아니냐. 그니까 니도 로또 당첨됐다고 해라.”
“풋··· 네··· 알았어요, 여보.”
유미는 자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경철에게 살갑게 굴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러고 싶어졌다.
그냥 매달려 있는 한껏 애교라도 떨고 싶은 심정이었다.
차가 유미의 아파트 주차장에 들어서자 경철이 다시 말을 꺼냈다.
“이사비랑 다 대줄 테니까, 그리고, 살림살이도 내가 알아서 다 미리 들여놓을 테니까, 유미 넌 식구들하고 몸만 이사 와라.
실내장식 전문가한테 내가 벌써 말해 놨다. 침대부터 냉장고까지··· 암것도 가져오지 말고 다 버려라. 알았지?”
“네?”
유미는 놀라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이년아, 내 여자한테 뭘 못해 주겠냐. 넌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관리비도 내가 다 조치해 놓았으니까,
넌··· 그냥 편하고 행복하게 살기만 하면 돼. 니 식구들하고··· 나도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테니까, 알았지?”
유미는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경철은 보기완 다르게 자상하고 세심한 배려까지 하고 있었다.
“여보··· 전···”
유미는 목이 메었다.
“그 대신··· 알지? 넌 내가 원하면 무조건 내게 달려와, 알았지?”
“네··· 여보...”
유미는 눈물을 떨구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근데 유미야···”
“네?”
“나, 지금··· 너무 꼴리거든···”
경철이 짐짓 웃으며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여보··· 그럼 어떻게···”
“니가 내꺼 빨아서 싸게 해줄래?”
“여, 여기서요?”
“그럼, 니 집으로 갈까? 아니면 호텔로?”
“아, 아니에요··· 해볼게요.”
유미는 핫홧거리는 얼굴로 허리를 숙였다.
“니가 풀어.”
경철이 시트를 뒤로 젖히며 말했다. 그녀는 허리를 구부려 경철의 바지 벨트를 풀었다.
그리고는 팬티를 열고 경철의 우람한 그것을 두 손에 쥐었다.
경철의 불기둥은 처음처럼 역시 건장하게 살아나 불뚝거렸다. 유미는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보면 볼수록 거대한 물건이었다. 유미는 허리를 수그린 채 얼굴을 가져가 불뚝거리는 불기둥에 입술을 댔다.
아파트 주차장이었지만, 짙은 썬팅 때문에 누군가 들여다 볼 염려는 없었다.
그 점이 그녀를 안심시켰고, 또한 대범하게 만들어 주었다.
“아··· 여보... 당신꺼 너무 커요···”
유미는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입을 활짝 벌려 그것을 품어들였다.
남자의 그것을 입으로 애무하는데 익숙지 않은 그녀였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녀는 경철이 요구하는 거라면 뭐든지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유미는 정성을 다해 경철의 불기둥을 빨았다.
그리고, 이리저리 핥고 빨며 경철을 극치에 이르게 하도록 노력했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힐 정도였다.
처음 경철의 물건을 대했을 때는 입안에 물기조차 버거웠지만, 어느 틈엔가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을 입안에 가득
품을 수 있었다. 아니 이제는 오히려 입안을 가득 채우는 포만감이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유미는 입술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경철의 그것을 빨기도 하며 혀끝을 움직여 핥아댔다.
그리고, 동시에 손가락을 움직여 불기둥의 허리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그녀는 이제 제법 능숙하게 펠라티오를 구사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하··· 좋다. 너무 좋다···”
경철이 연신 몸을 움찔거렸다. 그럴수록 유미는 정성을 기울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녀는 자신의 깊고 은밀한 그곳 역시 흥건하게 젖어옴을 느꼈다.
“여, 여보··· 저도···”
유미는 자신도 모르게 내뱉었다.
“왜, 너도 꼴려?”
“네··· 저도···”
유미는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대답했다.
“그래도 오늘은 참아라. 나중에 차분히 박아줄게. 알았지?”
“시, 싫어요··· 지금 하고 싶어요···”
“그렇게 하고 싶어?”
“네···”
“흐흣··· 오늘은 내가 할 일이 많다. 그러니 어쩌겠냐. 오늘은 그냥 내꺼 먹는 걸로 만족하고 참아라.
내일 원없이 박아줄게, 알았지?”
유미는 정말이지 끓어오르는 욕망을 참아내기 어려웠지만, 경철이 할 일이 많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유미는 다시 불기둥을 입안에 품어물며 애무에 열중했다.
“흡! 싼다!”
경철이 허리를 빳빳이 고쳐 세우며 내뱉었다. 순간 그녀는 경철의 불기둥이 입안에서 강렬하게 폭발하는 것을 느꼈다.
뜨거운 용암이 그녀의 식도를 향해 솟구쳐 뿜었다.
“읍···”
유미는 기다렸다는 듯 경철의 불기둥을 거칠게 빨았다. 비릿한 정액이 목구멍을 타고들다 못해 입안에 가득 넘쳤다.
그녀는 그것을 천천히 음미하며 삼켰다. 그리고나서는 불기둥 주변까지 남김없이 핥아먹었다.
“흠··· 이제 제법인걸··· 아주 맘에 들어··· 잘했다.”
경철이 아주 만족했다는 듯 그녀의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여긴 내일 박아주마. 쫌만 참아라. 알았지?”
“네... 참을게요...”
유미는 애교스럽게 허리를 비틀며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경철을 배웅하고 집으로 들어온 유미는 아직도 상기된 얼굴이 가시지 않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다이아 반지에, 이번엔 고급 아파트라니··· 그녀는 도무지 이 현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믿기지 않을 걸로 따지면 사실 그녀는 자신이 경철에게 꼼짝없이 사로잡혀 버렸다는 것이 먼저였다.
꼬임수에 속아 요정 별채로 끌려가 당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단 한번의 관계에 어처구니없이 육체의 포로가
되어버린 자신이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내가 선물 공세에 미쳐버린 걸까···’ 그러나 그건 아니었다.
아직도 변함없이 남자의 그것을 원하는, 아니 경철의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어 안달하는 자신의 아랫도리가 증거였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자신의 육체가 먼저 경철의 포로가 되어버렸다는 걸 그녀는 깨닫고 있었다.
게다가 경철 앞에서 마치 종이라도 된 듯 고분고분 살갑게 굴던 자신의 모습은 또 어떠한가.
이년 저년 해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자신의 태도를 떠올리고는 유미는 다시 한번 얼굴을 붉혔다.
경철의 말투는 저속하다 못해 상스럽기까지 했다. 자신을 완전히 세컨드나 첩 정도로 여기는 말투였다.
그런데도 그게 유미는 왠지 싫게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솔직하고 박력있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런 경철에게 복종하며 굴종하는게 오히려 흥분스럽기까지 했다.
‘여자란 참, 어쩔 수 없는 동물인가 봐···’ 유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경철이 사준 옷을 벗어 옷장 한쪽에 눈에 띠지 않게 잘 걸어둔 다음 평소의 실내복으로 갈아입었다.
옷을 갈아입는 순간에도 여전히 식지 않은 아랫도리가 저절로 움찔거렸다.
유미는 소파에 철퍼덕 몸을 걸치고 반쯤 기대 누웠다. 결혼 후에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자위였다.
그녀는 화끈거리는 얼굴로 실내복 자락을 걷고, 팬티 위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문지르기 시작했다.
뜨거운 열기가 클리토리스 위에서 불꽃을 쏘아올리기 시작했다.
“아··· 여보···”
유미는 경철의 그 완강한 어깨며 등판을 떠올렸다. 나무둥치처럼 거칠고 우람한 허벅지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 거대한 믿을 수 없을 만치 단단하고 우람한 불기둥을 떠올렸다.
그것만으로도 유미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팬티를 걷어내리고 있는 힘껏 자신의 은밀한 곳을 부벼대기 시작했다.
애액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지면서 그녀는 허리를 비꼬았다.
“아··· 여보··· 나 꼴려··· 보지에 박고 싶어요···”
유미는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경철의 말투를 흉내내고 있었다.
한번도 입에 담아본 적 없는 저속한 단어들이 연달아 튀어 나왔다.
“아··· 박아주세요. 여보, 더 거칠게, 당신 좆으로 박아주세요··· 흐읍···”
그러나 유미는 희열에 가득찬 가운데에서도 무언가 미진함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아무리 흥분한 상태였지만 역시 실물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채울 수 없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유미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화장대로 달려갔다.
로션병을 집어들었다. 그것은 크기나 두께가 경철의 그것과 영락없이 비슷해 보였다.
게다가 표면도 아주 매끄럽고 뚜껑도 동그란 것이 영락없이 남자의 그것이었다.
유미는 뚜껑을 열고 로션을 덜어낸 다음 손바닥으로 병 표면에 부드럽게 펼쳐 발랐다.
그리고는 바로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빨리 집어넣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숨이 막혀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하··· 하읍···”
로션병이 자신의 그곳을 파고드는 순간 유미는 눈을 흡뜨고 비명을 내질렀다. 좋았다. 너무나 좋았다.
경철의 불기둥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런 대로 짜릿하고 아찔한 쾌감이 그곳을 통해 온 몸을 관통해 들었다.
“어머, 어머··· 하윽··· 여보, 여보···”
유미는 병을 마구 쑤셔대며 교성을 내질렀다.
이미 애액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린데다가 부드러운 로션이 듬뿍 발라진 병은 아무런 저항없이 유미의 그곳을 드나들었다.
“아흑! 어, 어머 어머! 어머, 내 보지! 내 보지! 어허엉···”
유미는 정신없이 몸부림쳤다.
경철의 육중한 몸이 마구 짓눌러 주었으면 금방이라도 쌀 것만 같았지만... 그래서 아쉽고 허전했지만...
그래도, 쾌감은 전류처럼 그녀의 온 몸을 헤집고 있었다.
“아흑! 싸고 싶어··· 으흐흑···” 그러나 이상한 일이었다.
오줌 비슷한 것이 터져나오는 그 순간의 형언할 수 없는 아찔함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지만, 그것만은 마음대로 되지가
않았다.
몽롱한 황홀경은 맞이할 수 있었지만 정신을 놓고 실신해버릴 정도의 극한 쾌감을 안겨주던 그 상태는 결코 아니었다.
“여, 여보··· 나.. 싸고 싶어요··· 어떡해··· 아흐응···”
유미는 몸부림치다 지쳐 축 늘어지고 말았다. 온 몸이 땀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날 밤 유미는 평소와 다르게 남편에게 대쉬했다.
“이 여자가 왜 이래? 갑자기 옹녀라도 되었나? 허참···”
남편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흥분이 되었는지 유미의 몸 위로 체중을 실어왔다.
유미는 남편의 등판을 힘껏 껴안은 채 다리를 한껏 벌렸다.
이미 그녀의 그곳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흥건히 젖어 있었다.
“흐응···”
유미는 남편의 삽입을 기대하며 절로 콧소리를 냈다. 그러다가 한순간 맥이 풀려버렸다.
남편의 그것은 너무나도 싱겁게 쑥 들어와 버렸던 것이다.
그녀는 어떻게든 삽입감을 느껴보려고 치골을 바짝 밀착시킨 채 남편의 허리에 다리를 감아들었다.
그러나 허사였다. 그녀는 실망한 나머지 갑자기 욕망이 식어버리는 것을 느꼈다.
그런 유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은 신나게 피스톤 운동을 하고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그녀의 태도에 남편은 덩달아 흥분했는지 여느 때와는 다른 힘으로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미는 이미 실망감으로 인해 차분히 식어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어떠랴. 시작은 자신이 먼저 했으니...
“아흑··· 여, 여보··· 아흑, 좋아···”
그녀는 일부러 큰소리로 신음을 내질렀다. 그러면서 경철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렇게라도 하면 어쩐지 욕망이 되살아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좋아? 헉··· 헉···”
남편이 물으며 더욱 몸을 움직여댔다.
“응, 좋아··· 어서··· 더 빨리···”
유미는 덩달아 엉덩이를 움직이며 대답했다. 차라리 남편이 빨리 사정하고 끝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앞섰던 것이었다.
“흑! 흐읍···”
마침내 남편이 절정에 도달했는지 허리를 곧추세우고 움직임을 멈추었다.
유미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 몸의 힘을 뺐다.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의 한숨이었다.
이튿날, 남편과 애들이 나가고나자 유미는 일찌감치 화장을 마치고 경철의 연락을 기다렸다.
정성스럽게 뒷물까지 하려다가 그녀는 그냥 맨물로 그곳을 가볍게 헹구어내기만 했다.
경철이 어제 씻지 말고 그냥 나오라고 한 의미를 여자의 직감으로 눈치 챈 탓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어젯밤 남편과의 정사에서 남은 정액의 흔적은 눈치 채이기 싫었다. 그래서 맨물로 손가락만 넣어 헹구어낸 것이었다.
경철이 전화한 것은 11시가 다 되어서였다.
“얼른 나와. 지금 입은 그대로. 알았지?”
“네···”
기다렸다는 듯이 유미는 달려 나갔다.
“어디··· 내 젖통이랑 보지는 잘 있었나 보자.”
차문을 닫기 무섭게 경철이 유미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아, 아이···”
“가만있어, 이년아···”
유미는 살짝 눈을 흘겨주고는 경철이 마음대로 손을 움직일 수 있도록 다리를 벌려주었다.
“흠··· 잘 있었군···”
경철이 그런 유미의 은밀한 곳을 마음껏 주물러댔다.
“아, 아··· 여보···”
유미는 몸을 뒤로 제끼며 낮게 신음을 흘렸다.
경철의 손길이 닿자마자 그녀는 다시금 뜨거운 불꽃이 그곳을 휘감아들기 시작했다.
“됐다, 가자.”
경철이 차를 출발시켰다.
“미워, 미워요··· 달구어 놓기만 하고...”
유미는 아양스럽게 투정했다.
“흐흣, 고년··· 아양도 떨 줄 아네, 흣···”
경철이 한손으로 다시 한번 유미의 젖가슴을 움켜 잡았다. 경철이 차를 멈춘 곳은 00아파트였다.
“여긴···?”
“그래. 집 구경부터 해야지. 안 그러냐? 내려.”
유미는 경철을 따라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갔다. 현관 경비가 꾸벅 인사를 했다.
유미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일부러 약간 고개를 숙인 채 외면했다.
“현관 경비가 있어도 여긴 비밀번호로 열고 들어가야 돼, 알았지?”
경철이 비밀번호를 또박또박 일러 주었다. 엘리베이터를 타자 경철이 6층을 눌렀다.
“여긴 6층이 로열이야.”
유미는 할 말을 잊은 채 경철의 뒤만 따랐다.
“여기다. 603호. 비밀번호는 0510이야.”
“네?”
유미는 또 한번 놀랐다. 0510이라면 자신의 생일이었던 것이다.
“왜, 놀랐냐? 어서 열고 들어가 봐. 늬 집이다.”
경철이 득의만만하게 웃었다. 유미는 자신의 생일인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입을 떡 벌릴 수밖에 없었다. 집안은 이미 사람이 살고 있는 것처럼 정갈하게 꾸며져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를 사서 꾸며봤는데 니 맘에 들지 모르겠다.”
“여보···”
유미는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거실 소파에서부터 벽걸이 텔레비전, 커튼, 장식장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취향과 너무나 들어맞았다.
주방을 서구식 스탠드 바 형태로 꾸며놓은 것까지 어쩌면 속속들이 자신이 꿈꾸던 그 모습 그대로인지...
한 가지 의외가 있다면 안방이었다. 침대며 장롱은 자신의 취향과 일치했지만, 침대 주변은 달랐다.
침대가 붙어있는 벽면에는 화려한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는데, 그것을 들추면 온통 거울이었다.
천장도 마찬가지였다.
침대 정면 위로 천장에 아름답게 디자인된 스테인드글라스 형태의 거울이 침대 크기만큼 붙어있는 것이었다.
“어때, 이건 좀 뜻밖이지? 하지만, 곧 좋아하게 될거야, 흐흣···”
아이들 방 역시 자신이 해놓은 것처럼 잘 꾸며져 있었다. 유미는 경철의 배려에 눈물이 핑 돌 지경이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알 수 없는 두려움까지 생기는 것이었다.
경철의 이런 치밀함이 어쩌면 자신을 평생 옭아매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때문이었다.
‘도대체 이 남자는···’
유미는 감동 반 두려움 반의 감정으로 경철을 올려다 보았다.
“뭘 그렇게 감동하냐.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이제 내 집으로 가보자.”
경철이 앞장섰다. 바로 옆인 604호였다.
“여긴 비밀번호가 0511이다. 1만 플러스하면 돼.”
경철이 웃으며 현관문을 열었다. 유미는 다시 입을 벌렸다. 방금 전 보았던 603호와 풍경이 똑같이 펼쳐진 탓이었다.
“놀랐냐? 허헛···”
“똑같네요···”
“그래, 니가 드나들려면 똑같아야 편하지. 안 그래?”
다른 게 있다면 애들 방이었다. 본가가 따로 있는 경철의 입장에서 그것은 당연할 것이었다.
대신 경철은 나머지 방들을 오직 유미를 위해서 꾸며놓은 것이었다.
경철이 앞장서 방문을 열어주자 그녀는 눈이 핑글 돌고 말았다. 드레스 룸이었다.
이미 유미의 사이즈를 잘 알고 있는 경철이 그녀를 위해 온갖 종류의 옷들을 사서 걸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하다못해 속옷이며 슬립 종류까지 마치 가게 하나를 통째 옮겨 놓은 것만 같았다.
유미가 입을 다물지 못할 수밖에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맘대로 입어라. 여기도 니 집이나 마찬가지니까. 부족한 거 있으면 언제든 말만 해. 얼마든지 채워줄 테니까···”
“여, 여보···”
유미는 정말로 눈물이 났다. 이런 호사를 누려볼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그녀였다.
“미친년··· 울기는··· 흐흣...”
경철이 어깨를 당겨 품에 안고 등을 토닥거려주자 유미는 오히려 울음이 터져나와 버리는 것이었다.
“여, 여보··· 엉엉···”
“울지 마라니까 그러네. 하여간 감동도 잘 한다니까··· 이년은···”
경철이 그런 유미의 엉덩이를 움켜잡고 몸을 밀착해 왔다.
“저, 저는··· 흑··· 흑흑···”
“그래, 알았다. 니 맘 알어. 니가 좋아하니까 내 기분이 더 좋다.”
경철이 유미를 번쩍 안아들더니 성큼성큼 발을 옮겨 안방 침대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녀를 침대 위로 눕혀놓은 채 무언가를 준비했다.
유미는 곧 이어질 뜨거운 열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얼굴이 붉어진 채 곁눈질로 경철의 하는 양을 살펴보았다.
경철이 꺼낸 것은 카메라였다.
“여, 여보···”
유미는 지난번 요정 별채에서의 비디오가 생각났다.
“오늘은 내 손으로 널 찍고 싶다. 알았지···?”
“하, 하지만···”
“네 지금의 모습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기록해 두고 싶어.”
“지난 번에 이미···”
“그건 그거고, 오늘은 오늘이지. 비디오랑 사진은 맛이 전혀 다르거든···”
경철이 카메라를 들어 올리더니 그대로 침대 위에 누운 유미를 향해 플래시를 터뜨렸다.
“여, 여보···”
유미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내숭 떨기는··· 손 안 내려?”
유미는 얼굴이 벌개진 채 바르르 떨리는 손을 내렸다.
“천천히... 그래, 그렇지···”
유미는 경철이 시키는 대로 몸을 움직였다. 쉴새 없이 플래시가 터졌다.
“자··· 이번엔 일어나 앉은 채 천천히 옷을 벗어 봐.”
그녀는 시키는 대로 앉아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옳지··· 그래··· 그렇게···”
유미는 부끄러움 때문에 몸둘 바를 몰랐지만 경철이 원하는 것이니까 무조건 들어주어야만 한다고 어느 틈엔가 자신
스스로에게 타이르고 있었다.
“자··· 브라자 끌르고··· 이쪽 보면서··· 그래.”
유미는 등 뒤로 손을 가져가 브래지어 후크를 풀면서 경철 쪽을 향해 얼굴을 돌렸다.
“웃어 봐··· 섹시하게··· 아니 좀더··· 자극적으로··· 그렇지, 좋았어.”
유미는 그러면서 마치 자신이 모델이나 된 것처럼 차츰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할 수가 있게 되었다.
은연중에 몸이 달아오르는 것도 느꼈다.
“이번에는 팬티··· 천천히··· 옳지···”
연달아 터지는 플래시 불빛 때문에 눈이 부실 지경이었지만 유미는 경철이 시키는 대로 몸을 움직였다.
노예라도 된 듯한 수치스러움··· 창녀라도 된 것 같은 모욕감···
그러나 그런 감정들이 왠지 모르게 자신을 뜨거운 열락의 세계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유미는 몸을 떨었다.
“자, 이번엔 누운 채 다리 들고 보지를 활짝 벌려 봐.”
“이, 이렇게요···?”
“아니, 더 벌려···”
유미는 눈을 꼭 감은 채 부끄러운 그곳을 활짝 드러내야 했다. 바로 코앞에서 셔터 누르는 소리가 연이어졌다.
“이제 손가락으로 보지를 벌려 봐.”
“어, 어떻게요··· 여보··· 이것만은···”
유미는 얼굴이 견딜 수 없게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고는 말을 더듬었다.
“아, 씨발··· 잘 하다가 왜 그래··· 얼른 벌려 봐.”
“아, 알았어요···”
경철이 그녀의 사타구니에 다가들어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경철이 침대에 딸린 서랍을 열더니 또 무언가를 꺼내는 것이었다. 그것은 거대한 딜도였다.
“일본에 가서 특별히 주문해 만든 거다. 일루 와봐.”
경철이 말하자 유미는 침대에서 일어나 그것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는 깜짝 놀랐다.
그것은 경철의 그것과 똑 같았다. 두께나 크기까지···.
단지 다른 게 있다면 뿌리 부분에 고정판이 붙어있다는 것뿐이었다.
“만져 봐.”
유미는 어제 화장품 병으로 자위를 했던 자신이 생각나 순간 얼굴이 달아올랐으나 경철이 시키는 대로 그것을 만져 보았다.
그리고, 다시 놀랐다. 질감까지 경철의 불기둥과 흡사했던 것이다.
“내 생각나면 여기 와서 그걸로 대신 해라, 알았지?”
“······!”
유미는 부끄러워 할 말을 잊고 말았다.
“너, 자위 안 해 봤냐?”
“그, 그건···”
“해 봤어, 안 해 봤어?”
“어, 어제 처음요···”
유미는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흐흣... 어제 내가 안 박아줘서 그랬구나? 그렇게 하고 싶었어?”
“네...”
“그럼.. 지금 한번 해 봐라.”
“네?”
“지금 해 보라고, 이년아. 일루 와봐.”
경철이 딜도를 빼앗더니 침대 옆 탁자 위에 그것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스위치를 켰다.
그러자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남자의 그것처럼 꿈틀꿈틀 움직이는 것이었다.
“올라가.”
“네? 여보···”
유미는 울상이 되었다.
“씨발년··· 올라가서 니 손으로 박아보란 말야.”
경철이 잡아끌었다. 유미는 울상을 지으며 경철이 이끄는 대로 탁자 위로 엉거주춤 올라앉았다.
사실 그녀는 아까부터 그곳이 흥건하게 젖어있는 상태였다.
시키는 대로 포즈를 취하는 동안, 그리고, 경철의 코앞에서 두 다리를 활짝 쳐들고 그곳을 벌리던 순간,
그녀는 이미 넘쳐나는 애액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내심 어서 빨리 촬영을 멈추고 경철이 그 거대한 불기둥을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그곳으로 깊이 넣어주었으면
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미는 경철이 시키는 대로 탁자 위에서 쪼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자신의 그곳 바로 밑에서 윙윙거리며 꿈틀거리는 딜도를 내려다 보았다.
탁자 위에 깔린 유리판에 자신의 벌렁거리는 그곳이 확연히 비쳐 보였다.
“아··· 어떡해···”
유미는 떨렸다. 그런 순간까지도 경철은 일일이 커메라에 놓치지 않고 담아내고 있었다.
유미는 마침내 마음을 다잡고 딜도 위로 다가앉았다. 묵직한 감촉이 꽃잎으로 전해져 왔다.
그녀는 손을 뻗쳐 딜도를 붙잡았다.
“야, 손은 놓고 그냥 니가 박아봐, 보지로만···”
경철이 제지했다. 유미는 황급히 손을 놓고는 다시 시도했다.
묵직한 감촉을 향해 그곳을 들이밀자 둔중한 느낌이 꽃잎을 파고들었다.
“아···”
유미는 신음을 흘리며 엉덩이를 낮추었다.
그러자 꿈틀거리는 딜도가 차츰 깊이있게 몸속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어, 어머··· 여보···”
유미는 입을 딱 벌리며 더욱 깊숙이 몸을 낮추었다.
딜도는 경철의 그것처럼 단단하게 그녀의 몸을 파고든 채 꿈틀거렸다.
게다가 그것은 미세하면서도 강렬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그곳이 얼얼해질 정도였다.
유미는 너무 힘들어 몸을 비틀며 이를 악물었다.
“으윽··· 여보··· 너무 얼얼해요···”
유미는 애원하며 경철을 바라보았다.
“흠··· 아직 거기까지 익숙하진 않군···”
경철이 손을 뻗치더니 스위치를 껐다.
딜도의 진동과 꿈틀거림이 멎자 유미는 비로소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딜도를 받아들이기가 한결 쉬워졌다.
경철은 그런 과정을 모두 카메라에 담고나서야 비로소 유미를 침대 위로 이끌었다.
“앞으로도··· 알았지? 난 네 모든 것을 향유하고 싶어.”
“또.. 찍으려구요···?”
“왜, 싫어?”
“그치만···”
“싫어, 안 싫어. 그것만 말해.”
“아, 알았어요··· 당신이 원하면... 시키는 대로 할게요···”
“그래야지. 넌 내껀데,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지. 안 그래?”
“알았어요···”
“그리고··· 난 적나라한 게 좋아. 말투도 말이야. 어설프게 위선 떨지 마. 좆은 좆이고 보지는 보지야. 그래, 안 그래?
어설프게 돌려 말하지 말고 노골적으로 표현해. 알았냐?”
“네···”
유미는 어제 자신이 자위하며 내뱉었던 단어들이 생각나 자신도 모르게 경철의 품으로 얼굴을 묻으며 대답했다.
“그럼 어디 한번 해봐.”
“네?”
“따라해 봐, 씹···”
“아잉··· 여보···”
“어허··· 얼른 해보라구.”
“씹···”
유미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좆대가리···”
다시 경철이 내뱉었다.
“좆대가리···”
역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다.
“곧 익숙해질 거야, 흐흣···”
마침내 경철이 유미의 젖가슴에 입술을 대더니 그녀가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렸던 애무를 시작했다.
유미는 자신도 모르게 경철의 불기둥을 움켜쥐었다.
손바닥 안에 가득찬 그것의 감촉을 느끼자 숨이 턱 막힐 것처럼 뿌듯한 감정이 일었다.
“너··· 싸 본 건 첨이었지?”
“네···?”
“지난 번에 말야. 세 번이나 쌌잖아, 흐흐···”
“아잉, 몰라요···”
“말해 봐. 첨이지?”
“네···”
“그건 말이야. 너도 사정을 한 거야.”
“네에? 정말요?”
“그럼, 암컷들 가운데도 사정을 하는 것들이 있어. 아주 드물지만··· 바로 너처럼 말이야.”
“그럼···”
“그래, 진짜 절정에 올랐다는 증거지. 아마 열명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할 거다.”
“그런데, 왜··· 지금까진···”
“그건 그동안 니년이 진짜 오르가슴에 올라 본 적 없다는 거지. 안 그래?”
하긴 그런 것도 같았다.
애를 둘이나 낳는 동안 남편과 수도 없이 관계를 나누었지만, 그렇게 강렬한 절정을 느껴 본 것은 사실이지 처음이었다.
그저 좋다는 느낌은 수도 없이 경험했고, 또 그것이 오르가슴인 줄로만 알고 만족해 왔지만, 경철과의 관계에서 느껴 본
그런 아찔한 느낌은 처음 경험해 보는 것이었다.
“지금이라도 찾았으니깐 앞으로 맘껏 즐겨라, 알았냐? 인생 그거··· 짦은 것이야.”
“네··· 여보··· 사랑해요···”
유미는 저도 모르게 말해놓고는 다시 얼굴을 붉혔다.
어느덧 경철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할 만큼 되어 버렸나 하는 자괴감이 가슴 한켠에 파고들었지만, 막상 말을 꺼내놓고 보니
왠지 후련하기까지 했다.
“흣··· 한번 더 말해 봐라.”
“아잉··· 여보···”
유미는 콧소리로 앙탈거렸다.
“얼른, 한번 더 해봐.”
“사랑···해요··· 여보...”
“그래, 이제 비로소 니가 진짜 내 것이 된 기분이다. 흐흐흣···”
경철이 몸을 일으키더니 유미의 몸 위로 육중한 체중을 실어왔다. 그리고는 더욱 힘차게 젖꼭지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흐, 흑! 여보!”
유미는 자신의 젖꼭지가 빳빳하게 곧추서는 것을 느끼며 몸을 떨었다.
“하윽··· 여보··· 제.. 보지에도 박아주세요···”
유미는 외치며 다리를 활짝 벌렸다. 거대한 불기둥이 그곳을 뚫고 들어오기 쉽도록 한 것이었다.
경철이 허리를 슬몃 들어올리더니 자신의 거대한 불기둥을 그녀의 그곳에 갖다댔다. 그리고는 쑤욱- 밀고 들어왔다.
“오, 옴머! 들어왔어요! 아흐윽!”
“좋아?”
“네, 너무요··· 너무 너무 좋아요··· 아흑··· 사랑해요, 여보··· 아흑!”
“니년 보지도 홍수가 났다. 꿀물이 아주 콸콸 쏟아지는 걸··· 너도 느껴지냐?”
“네··· 여보··· 제 보지도··· 제 보지도··· 허윽!”
유미는 마침내 자신의 그곳을 점령한 불기둥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던 순간이었던가.
그녀는 마치 자신의 그곳이 살아 움직이며 환호하는 것 같았다. 저도 모르게 꾸물꾸물 그곳이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유미는 경철의 육중한 체중에 깔린 채 숨도 쉬지 힘들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그녀를 흥분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스스로 엉덩이를 치받아 올리며 경철에게 밀착해 들었다.
질꺽.... 질꺽···.
진흙탕을 밟고 달리는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뜨거운 열기와 함께 그녀의 들뜬 교성 역시 방안을 어지럽게 휘젓고 있었다.
“아··· 옴머, 옴머··· 아흑! 여보··· 여보··· 으흐흐윽···”
불과 채 십분도 지나지 않아 유미는 절정에 오르고 말았다.
그리고는 절벽에서 떨어져 내리는 것만 같은 아득한 전율 가운데서 허우적거리며 까무룩히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정신을 잃어버리는 가운데서도 그녀는 자신이 쭉- 쭈욱- 서너 번에 걸쳐 사정하고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나 고대하던 황홀한 순간이었다.
그 후 이주 동안 유미는 정신이 없었다. 살던 집을 급하게 내놓고 서둘러 이사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날마다 그녀는 경철을 만났다. 하루라도 그의 뜨거운 불기둥을 맛보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경철의 권유에 따라 난관을 묶는 시술도 받았다. 임신은 피해야 했다.
남편과 아이들은 그저 좋아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녀는 그동안 몇 년에 걸쳐 허리를 졸라매며 계를 들었었노라고 둘러댔다.
그리고, 그 돈으로 펀드에 투자한게 생각지도 못한 수익을 가져다 준 것이라고 변명했다.
아무렴 남편과 아이들은 좋은 집으로 이사했다는 사실에 들떠서인지 아무도 그 말에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미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집들이를 하는 날이었다. 남편 동료들이 몰려와 집안은 온통 시끌벅적했다.
유미는 요리며 술 심부름을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 미란이를 불렀다.
미란이 흔쾌히 달려와 준 덕분에 그녀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유미는 사실 아까부터 좌불안석이었다. 경철로부터 메시지가 와 있었던 것이다.
그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부터 그녀는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가슴이 벌렁거리고 아랫도리가 근질거려 도통 정신이 없었다.
술 내오라는 남편의 부름도 깜박 놓치기 일쑤여서 핀잔을 듣곤 했다.
다행인 것은 미란이 집이 그리 멀지 않아 곧바로 달려와 준 것이었다.
“후··· 네가 와줘서 살았다, 얘.”
유미는 한숨을 쉬었다.
“진작 부르지 그랬니, 얘.”
미란이 팔을 걷어부치고 음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너 왔으니까 난 마트에 가서 술이나 더 사와야겠다.”
“그냥 전화로 배달시키지 그래.”
“아, 아냐··· 기왕 차린 김에 양주나 한 병 사다줘 버릴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