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녀석들이 오래간만에 술이나 한잔 하자며 연락이 왔다.
모두 모이면 좋겠지만 다들 시간이 넉넉치 않아 오늘은 아쉽지만 셋이서만 보기로 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석재와 승호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근 두어달 만에 얼굴을 마주하는 친구들이다.
내가 도착하자 두녀석은 하던 이야기를 끊고 나를 반겨 주었다.
“ 아~ 광표 왔냐? 오랫만이다. ”
“오~ 먼저 와 있었구나. 오래간만이다.둘다.”
“ 우리도 좀전에 왔어. 앉아라. ”
양철로된 원통형 테이블엔 연탄불 위에서 벌써 고기가 익어가고 있었다.
“ 잘들 지냈냐? 무슨 얘기를 하는 중이었는데? ”
“ 제 여자 소개 받는단다. ”
“ 뭐? 누구한테? 이쁘대냐? ”
승호의 말에 반사적으로 고개가 돌아가며 석재 녀석을 바라 보았다.
“ 아~ 남경이가 지 처제 소개해 준다네. ”
“ 처제를? 너한테? 걔가 드디어 미쳤구나? ”
밖으로 꺼내어 이야기를 하진 않았지만 의구심이 들었다.
우리 친구들 모두 석재 녀석의 독특한 성향을 알고 있던터라 의문이 먼저들었다.
나의 말이 무슨뜻인지 알아챈 석재 녀석은 나를 바라보는 대신 집게를 집어 고기를 뒤적이며 말을 했다.
“ 뭐.. 그쪽도 나랑 비슷한가봐. ”
“ 비슷하다니? ”
“ 음~ 그러니까~….”
이어진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아내와 처제가 같이 한 남자를 공유한다는 이야기에 넋이 나갈정도였다.
“ 야~ 근데 그런 여자라도 상관없다고? 아니 친구랑 잔여자라도 상관없다고? ”
“ 뭐.. 내 여자의 또다른 애인이 내친구다. 정도인데 뭐 특별할건 없지 않을까?”
“ 우와~ 진짜 대단하다고 해야하는거냐? 마인드 엄청나네.”
머리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 뭐.. 본인이 괜찮다는데 뭐~ ”
옆에서 승호가 거든다. 갑자기 지난번 일이 기억나며 갑자기 짜증이 치밀었다.
“ 그래서 넌 니 와이프가 다른남자랑 자도 괜찮다는거냐?”
“ 뭐~ 상관있냐? 어차피 나 없을땐 뭐하고 다니는지 어떻게 알아? ”
“ 하~ 이놈 말하는거 하고는~ 진짜 속편한 소리하네 ”
너무 태평하다. 답답하다. 대놓고 이야기 할수도 없고…
“ 그래서 겸사겸사 주말에 시간맞춰서 얼굴이나 보자고… 팬션 예약이나 이런건 내가 할테니까 ”
답답한 내 속과는 달리 석재는 속편한 소리를 늘어놓는다.
“ 모르겠다. 알아서들 해라 난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
답답함에 앞에 놓인 맥주를 들이키며 알아서 하라고 손을 내둘러 버렸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제대로 된놈이 없는것 같다.
“ 넌 뭐가 불만이냐? 간만에 만나서 왜그래? “
“ 처제랑 자는 놈이랑 그 처제를 소개받겠단 놈이랑 자기 마누라가 다른놈이랑 자도 된다는놈이 친구라 그렇다. 젠장 .
니들이 미친거냐? 내가 이상한거냐? “
“ 이놈 왜 갑자기 이래? 너 무슨일 있었어? “
심사가 뒤틀린 내가 갑자기 어깃장을 놓자 승호가 나를 달래려고 애를썼다.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의 모습에 더 속이 뒤집어졌다.
“ 너 말이야 ~ 저놈이야 원래 그런거 알고있었고, 넌 갑자기 뭔뜬금없는 소리야? 넌 꼭 말을 그렇게 해야겠냐? “
“ 내가 뭐~ 틀린말 했냐? 그리고 어차피 나 만나기 전에 처녀도 아니었을텐데. 그게 뭐 별거라고 어차피 나도 밖에서
이래저래 여자랑 자고 다니는데 우리 마누라라고 그러지 말란법 있냐? “
“ 대답하는 꼬라지 하고는~ 그래서 바람이라도 났으면 좋겠냐? “
“ 바람이 났으면 좋겠다는게 아니고 그냥 가정을 지키는 선이라면 눈감아 줄수있다는 거야.”
“ 그래서? 나랑 자도 괜찮다? “
“ 너? 내 마누라랑 자고 싶냐? 너라도 상관없지. 선만 지킨다면… “
“ 아우~ 이런 또라이들이 친구라고~ “
답답한 마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승호가 붙잡았다.
“ 야! 그러지 말고 우리집가서 한잔 더하자. 저넘은 가봐야 한다니까 우리둘이라도 우리집으로 가자. 오래간만에 만났잖아. “
“ 니네집 안가! “
“ 아따 그놈참 뻣대기는 집에 전화도 해놨어. 가자. “
그냥 자리를 파하기는 시간이 너무 일렀다.
승호녀석은 아쉬웠는지 자기 집으로 가자며 나를 붙잡았고 끝내 뿌리치지 못한 나는 결국 녀석에게 잡혀 승호집으로 향했다.
기왕에 이렇게 된거 그녀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택시에 몸을 실었다.
“ 여보. 우리 왔어~ “
“ 아~ 오셨어요? “
“ 네 제수씨 오래간만이네요. 죄송해요 그냥 밖에서 먹고 헤어지려고 했는데 이녀석이 굳이 집으로 가자고… “
“ 괜찮아요. 덕분에 저도 한잔하고 좋죠 뭐~ 안그래도 요즘 둘다 바빠서 술한잔 하려던 참이었었어요. “
살갑게 맞아주는 승호의 아내를 바라 보았다. 역시 내가 착각한게 아니다.
몇일전 남자와 손잡고 모텔에 들어가던 모습은 그녀가 맞았다.
“ 왜? 간만에 보니까 우리 마누라가 너무 이쁘냐? “
생각을 하는통에 너무 오래 바라본 모양이다. 승호의 아내가 무안해 하고 있었고, 승호녀석이 농담을하며 나를 잡아끌었다.
녀석의 손에 이끌려 집안으로 들어섰다.
“ 이야~ 집안 분위기가 아직 신혼 같네요. “
아이가 없는 집안은 아직도 신혼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집안 분위기가 왠지 승호아내의 성격을 말해주는것 같았다.
문앞에서의 무안함을 만회하려 천천히 집안을 둘러보며 너스레를 떤 후 식탁에 가서 앉았다.
“ 갑자기 연락해서 많이 준비는 못했어요. 이해하세요. “
“ 아우~ 이정도면 훌륭하죠. 잘 마시겠습니다. “
식탁위에는 몇가지의 진안주와 찌개 마른안주까지 준비가 되어있었다. 술도 맥주와 소주 양주까지 꺼내놓고 있었다.
“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
차려놓은 모습에 질린 내가 놀라자 승호녀석이 호쾌하게 양주를 따 자신의 글라스에 따라넣는다.
“ 자~ 나는 집이니까 제대로 먹어볼란다. 너 오늘 자고 가라. “
“ 자고 가긴 무슨. 먹고 가야지. 민폐 끼치기 싫다. “
“ 괜찮아요. 자리도 다 봐 놨으니 그냥 주무시고 가세요. “
“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 놈이 꼭 튕겨요. 자고 가라면 자고가.”
작정이라도 한듯 승호녀석은 시작부터 소주와 양주를 섞어 폭탄주를 만들어 들이키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이렇게 마시는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놔 두었다. 승호의 아내와 해야할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한시간 정도 그렇게 홀짝대던 녀석은 견디지 못하고 소파로 가서 누웠다.
“ 안그러던 녀석이 뭔 술을 저렇게 죽자고 마시고 그래? 원래 집에서 저렇게 마셔요? “
승호가 자리에 눕자 둘만 남아 어색해진 분위기를 바꿔보려 승호녀석을 타박하기 시작했다.
“ 아니예요. 평소엔 집에서는 그냥 맥주 정도만 마시는데. 오늘은 좀 많이 업된거 같아요. “
내가 타박하자 승호의 처는 승호의 편을 들며 감싼다. 역시 부부는 부부인가보다.
“ 제수씨 요즘 승호랑은 괜찮죠? 저놈 저거 딴짓하거나 그런건 아니죠? “
“ 네. 성실해요. 아시잖아요. 저 일하고 들어오면 피곤하다고 가끔 마사지도 해주고 얼마나 잘해주는데요. “
“ 그렇구나. 다행이네요. “
다시 두사람 사이의 대화가 끊어졌다. 남의 아내와 단둘이 마주앉은 이 상황이 참으로 난감하고 어색했다.
“ 저~ “
“ 저기~ “
둘이 동시에 입을 떼었다. 무언가 할말이 있는 모양이었다.
나역시 그랬으니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먼저 말씀하세요. “
내가 이야기 하자 승호의 아내가 잠시 망설이더니 이야기를 꺼낸다.
“ 사실 요즘 좀 이상하긴 해요. 그전에도 제 몸 사진찍고 그런게 좀 있어서 싫다고 했는데 요즘은 제가 싫어하니까 저몰래
찍는거 같아요. 거기다가 자꾸 저보고 애인을 만들어 보라는둥. 다른남자랑 자봤냐는둥 점점 이상해져요. “
“ 저 미친놈~ 이그~ 걱정 마세요. 아까 술먹으면서도 이야기 했는데 승호놈 제수씨 많이 사랑해요. 만약에 다른남자랑 자도
자긴 괜찮다고 하던데요? “
“ 그런말이 어딨어요. “
“ 그러게 말입니다. 에혀~ 진짜 답답한놈. 제가 잘이야기 해볼께요 “
뭐라 변명거리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타박을 하며 맞장구를 쳐줄뿐이다.
“ 그리고~ 저~~~ “
“ 네, 말씀하세요. “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할지 모르겠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봐야 답이 나오질 않았다.
그냥 대놓고 물어보기로 했다.
“ 실은 며칠전에 제수씨 봤어요. XX동 먹자골목 근처에서….. 근데 남자랑 같에 계신걸 봐서… “
차마 남자랑 손잡고 모텔을 들어가는걸 봤다는 소리는 할수 없었다.
이야기를 꺼내며 가만히 그녀를 살펴본다. 눈에 띄게 동요하는 표정을 보며 그녀가 맞았다는걸 알수있었다.
“ 어떻게…. “
“ 일단 제가 잘못본건지도 몰라서 승호에게는 이야기 안했습니다. 제가 이해할수있게 변명이라도 좀 해주세요.
친구녀석을 속이는거 같아서 맘이 안편하네요. “
내말에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술잔만 만지작 거리는 그녀....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거짓말이라도 잡아낼것처럼 하나하나 뜯어 보기 시작했다.
긴 홈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시에 몸에 달라붙는 소재로된 옷이라 그런지 그녀의 몸의 굴곡이 고스란히 들어왔다.
크지 않지만 봉긋한 가슴과 그 가슴을 가린 속옷의 실루엣 그리고 그 아래로 이어지는 그녀의 몸매들이 적나라하게 내 눈에
들어왔다.
답답했는지 맥주를 들어따르려던 그녀가 술이 없음을 알고 일어나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기 위해 몸을 돌린다.
풍만한 엉덩이와 옷속에서 그 엉덩이를 감싸고 있는 팬티의 레이스까지 속속들이 내눈에 비쳐 들기 시작한다.
친구의 아내였다.
이러면 안되는 것이다라고 생각해 보지만 내눈에 비쳐들기 시작하는 그녀의 모습은 점점더 선명해져간다.
아랫칸에 넣어둔 맥주병을 꺼내려 몸을 숙인 그녀의 뒷모습에 더욱 선명하게 두드리지는 그녀의 둔부가 내손에 잡힐듯이
커져보인다. 타는 속을 달래기 위해 눈을 돌리곤 술잔을 잡아 술을 마셨다.
맥주를 꺼내온 그녀는 다시 식탁에 앉았다.
남편의 친구가 와있음에도 술이 어느정도 오르는지 의자에 한쪽발을 올리고 올린발에 가슴을 기대 앉는 그녀...
그녀의 다리가 오르내릴때 힐끗 보이는 그녀의 뽀얀 허벅지가 또다시 내 눈을 가득 채워 온다.
“ 사실은 승호씨가 원한거였어요……”
그렇게 이야기하며 꺼내온 맥주를 따 자신의 잔에 따르고는 다시 말없이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짧지않은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그녀가 다시 말을 꺼냈다.
“ 보셨다던 남자는 직장 동료예요. 예전부터 저한테 잘해주고 관심도 계속 표현하고 했었구요.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승호씨가 얼마전부터 자꾸 저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더군요. “
그녀의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미친놈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수가 없다.
요즘은 유부녀가 애인있는건 흠이 아니라며 그녀에게도 애인하나 만들라고 했단다. 자기는 다 이해할수 있노라고.
그녀도 처음엔 그저 떠보는 이야기인줄 알고 정색하고 반응했다고 한다.
하지만 녀석의 설득은 집요했고 시시때때로 그녀에게 종용했다고 한다.
그런 승호의 모습이 어이없어 정말 직장동료와 모텔을 가봤다고 했다.
“ 그랬는데. 못하겠더라구요. 차마…… “
“ 아~ “
무어라 대꾸할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쓸쓸해 보였다.
술이 올라 발갛게 상기된 얼굴이 이뻐 보인다.
친구의 아내란 생각보다 옆에서 어깨를 빌려주고 그녀를 감싸고 위로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 다른 여자가 생긴것 같지는 않은데 미치겠어요. 정말 왜그러는지…
내가 싫어진건지 요즘은 잠자리를 가져도 뭔가 좀 맥빠진것 같고…. “
“ 그렇진 않을거예요. 아까 우리끼리 술먹을 때도 이야기 했는데요. 자기는 다 이해할수 있다고…. “
“ 그런데 왜 그럴까요? “
“ 글쎄요. 그건 저도 저녁석 속에 들어가본건 아니라 잘모르겠지만 그래도 제수씨가 실증나거나 싫어진건 아니란건 제가
확신할수 있습니다. “
“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
“ 네~ 당연하죠. 저녀석 어느 정도냐 하면요. 제가 제수씨랑 자도~~ …. “
“ 네??? “
위로를 하려다 쓸데없는 말이 나와버렸다. 해서는 안되는 이야기였다.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지며 냉냉핢이 몸으로 느껴진다.
“ 아니 그런게 아니고 그런 정도로 제수씨를 믿는다고 했습니다. 저한테…. “
어찌어찌 수습은 했지만 그녀의 얼굴은 펴질줄 몰랐다.
“ 제수씨 좀전에 이야기는 제가 실수 한겁니다. 그러니까 맘에 담아두지 마시고 그냥 승호 맘이 그렇다는것만 알아주세요. “
여태까지 마신 술이 한꺼번에 깨는 기분이었다. 친구부부 사이를 박살낸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좌불안석이 될수밖에 없었다.
“ 그렇게 이야기 했단 말이죠? “
“ 네?? 아~ 네 승호는 무조건 제수씨 믿는다고 자기는 어떤일이 있어도 가정을 지킬거라고 했습니다. “
등줄기로 땀이 흘러내린다. 머리속에서 솟아난 땀들이 비오듯 떨어진다.
그녀는 별다른 대꾸없이 자신의 앞에 놓인 소주와 맥주를 섞기 시작하더니 연거푸 마시기 시작했다.
“ 전 이만 자야겠네요. 더 드시겠어요? “
“ 아니요. 저도 그만 마시고 가야죠. 덕분에 잘마셨습니다. “
그녀가 자리가 파했음을 이야기 했고 가시방석에 앉은것 같이 불편했던 나는 얼른 일어나 가려고 했다.
“ 자리 봐놨으니 주무시고 가세요. 승호씨도 자고 가는걸로 알텐데. “
“ 아니~ 그렇게 까지는 제가 너무 미안해서…. “
“ 아니예요. 벌써 준비 다해놨어요. 이리오세요. “
극구 사양하는 나의 의사는 무시되었다.
냉랭한 분위기로 거실 소파에 잠든 승호를 지나 현관 옆쪽방으로 나를 안내하는 그녀를 따라 엉거주춤하게 방으로 향했다.
방안에는 책상하나와 컴퓨터, 그리고 장농밖에는 없었다. 아마도 승호녀석이 사용하는 방인 모양이었다.
안내되어 들어간 방에는 이부자리가 펴져있었고, 그 옆으로 반바지와 반팔티셔츠가 놓여있었다.
또 그옆에는 속옷과 양말까지 준비되어있었다.
“ 속옷은 승호씨꺼 사놓은건데 맞을까 모르겠네요. 한번도 안입은 거니까 걱정마시구요. 내일 신의실 양말도 준비해놨어요.
속옷이랑 신었던 양말은 씻으시구 세탁바구니에 넣어두시면 제가 빨아서 승호씨 편에 보내드릴께요. “
딱딱하게 이야기를 마치고는 몸을돌려 방을 나서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가져다 놓은 속옷을 집어들고 방문앞에 있는 욕실에 들어가기 위해 거실로 나왔다.
여전히 불이켜진 거실에는 승호녀석이 아직도 뻗어서 자고 있었다.
내가 곤란에 처한걸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은 아주 숙면중이었다.
그런 녀석을 일별하고는 고개를 흔들며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시작했다.
욕실안에는 친절하게 새 칫솔까지 준비되어 있었고, 샤워와 양치까지 마친 나는 준비된 속옷과 반바지로 갈아입고는
입었던 속옷과 양말을 챙겨들었다.
내 빨랫감을 친구 아내에게 부탁하기는 너무 염치가 없었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이야기 했는데 그냥 들고 가기도 뭐했다.
게다가 나는 좀전에 실수까지 한 상황이라 그녀의 말을 거스르는것이 영 찜찜 하였다.
입었던 옷을 들고 세탁바구니 앞에서 망설였다.
눈을 돌려 세탁바구니를 바라보며 고민을 하던 나의 시야에 바구니속에 들어있던 것들이 비쳐들었다.
몇안되는 세탁물 사이로 승호의 아내가 오늘 벗어 놓은듯한 속옷이보였다. 검은색 망사로된 팬티와 브라세트.
손에 들었던 것들을 바구니에 내려놓으며 망사로된 팬티를 잡아 들었다.
세탁 바구니에 들어있었지만 팬티는 깨끗해서 입었던것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좀전까지 탁자에 앉아서 살펴 보았던 그녀의 모습들이 떠오르며 맥주를 꺼낼때 보였던 그녀의 둔부가 눈앞에서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좀전까지 그녀에게 했던 실수때문에 전전긍긍했던 나였지만 손에 들린 팬티와 그것으로 연상된 그녀의 모습 그리고 좀전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였던 실루엣들이 나의 자지를 빳빳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들썩일때 보였던 그녀의 뽀얀 종이리도 떠오르기 시작했다.
팬티를 들어 냄새를 맡았다. 섬유 유연재 냄새인지 그녀의 살냄새인지 모를 향이 팬티에 뭍어있었다.
보지가 닿았을법한 부분을 다시 잘펴서 냄새를 맡자 옅은 지린내가 맡아진다.
그녀의 오줌냄새이리라. 보지에서 뭍어난 냄새가 분명하다.
어느새 나는 팬티를 들지 않은 손으로 자위를 하고 있었다.
한손엔 그녀의 팬티를 들고 냄새를 맡으며 한손으로는 자지를 잡고 흔들며 자위를 하는 중이었다.
옅게 맡아지는 지린내가 그녀의 보지를 상상하게 만들었고, 술을 마시며 보았던 그녀의 실루엣들이 그녀의 알몸을 내 눈앞에
떠올려 주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쾌감들이 몸속에서 쏟아져 나왔고 나는 얼른 냄새 맡고 있던 그녀의 팬티에 쏟아져 나온것들을 받아내었다.
한동안 여자와 관계를 하지 않아서 인지 생각보다 많은 양이 그녀의 팬티를 적셨고 마지막까지 그녀의 팬티에 쏟아내고
나서야 다시 세탁바구니에 놓아두고 욕실에서 나왔다.
그렇게 욕실을 나와 방으로 들어온 내 머리속에서는 또다시 좀전에 했던 실수가 스물스물 기어올라오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은채 머리를 부여잡고 한숨을 쉬며 어찌하면 좋을지를 고민하던 찰나 갑자기 방문이 열렸다.
승호의 아내였다. 방문을 연 그녀는 방 밖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 아~ 제수씨 갑자기 왜? 제가 뭐 실수라도? “
이건 또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왜 그녀가 갑자기 저런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냔 말이다.
말없이 노려만 보던 그녀가 천천히 방안으로 들어와서는 방문을 닫았다.
“ 어떻게 남의 속옷에다가….. “
젠장 그거였다. 벗어놓은 속옷을 기억해낸 그녀가 그걸 가지러 왔던 모양이었다.
“ 아~ 그게 저~ 제수씨 그게요…… “
떠듬떠듬하며 변명거리를 찾아보지만 변명거리가 나올리가 없다.
완전히 변태에 친구 아내나 탐하는 싸이코로 낙인 찍힐일만 남았다.
“ 뭐하는 짓이죠? 남의 속옷에다가 왜 그랬어요? “
당황하여 더듬대는 나를 보던 그녀가 이번엔 차분해진 목소리로 물어온다.